약 한 달여 전에 예매를 한 콘서트였는데, 사실 나보다 크러쉬 광팬인 남친이 더 좋아했다.ㅎ. 원래는 성시경 콘서트를 가고 싶었는데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대실패하고...그 다음으로 크러쉬 콘서트를 한다는 소식을 들어서 재빠르게 노선을 틀었다!
하지만 여기에도 엄청난 장애물(?)이 있었나니...8시 예매인 걸 오나전 까먹고 둘이서 하하호호 떠들다 9시나 되어서야 앗!!!!!!!하고 기억을 해낸 것이다ㅋ. 부랴부랴 예매 사이트에 들어서니 ㅎ 당연히 우리를 위한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과거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 콘서트를 다녀온 (전)ARMY로서 포기하지 않았다. 일단 좌석은 붙어 있는 자리를 잡기 힘드니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스탠딩을 노렸다. 가뭄에 콩나듯 나는 자리를 불굴의 의지로 약 1시간동안 열혈줍줍을 이어나갔고...........
마침내 첫콘 스탠딩 두 자리를 얻어 냈다!!!!! 후우~한동안 영웅이 된 기분이었다^^v
그렇게 시간은 흘러흘러...12월 23일. 콘서트 당일이 되었다. 근데 웬일! 재수도 없지~ 한파주의보라고라고라고? 한 시간 반 전부터 대기줄을 서야하는 스탠딩 유저에게는 끔찍한 소식이었다. OTL 옷을 단단히 입어야 하는가, 콘서트 관람을 위해 가볍게 입어야 하는가 한 3초 정도 고민하고서 단단히 챙겨 입고 나갔다 ㅠ (이건 정말정말 잘 한 선택이었다.)
콘서트는 저녁 8시부터 시작이라 낮동안 시간이 붕 떠 가는 길에 서일페를 구경하고 코엑스에서 저녁을 먹었다.
저녁은 PLANTUDE 라는 비건 식당에서 먹었는데, 풀무원에서 하는 채식 식당이라고 한다. 우리는 두부카츠덮밥과 라따뚜이 파스타를 먹었는데 둘 다 존맛이었다...
특히 라따뚜이 파스타가 엄청 맛있었는데 야채에 입혀진 불향이 너무 좋아서 순식간에 흡입했다. 두부카츠는, 담백하고 겉에 입혀진 튀김이 무척 바삭해서 두부랑 더욱 잘 어울렸다. 코엑스 식당 여기 추천!!
깔쌈하게 밥을 먹고 콘서트장으로 향했다. 콘서트는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이었다.
가는 길에 크러쉬 현수막이 걸려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크러쉬 콘서트 옆에서는 싸이 콘서트를 하는 모양이었다. 콘서트 이름이 막차와 첫차 사이...무섭다..
물품보관소는 주최측에 마련한 곳이 따로 있었는데 비닐봉투 5000원을 받고 보관을 해주었다. 출발할 때에는 패딩이라도 벗어야 하나..했는데 날씨가 도저히 그럴 날씨가 아니어서(ㅎ) 그냥 손에 든 짐만 간단히 맡겼다.
그러고서 입장 30분 전부터 스탠딩 줄을 서기 시작했다. 내 번호는 900번대였고 남친은 1200번대였는데, 내가 뒷번호 쪽으로 옮기면 같이 입장할 수 있다기에 남친 번호대에서 기다렸다!
진짜 죽음의 추위 지옥을 약 30분 정도 버티고....(진짜 핫팩 챙기세요 발바닥에 붙이는 핫팩도 챙기세요) 7시가 되어서 드디어 입장을 했다.
술술술 입장을 하고 들어선 콘서트장! 공연장 크기가 작아서 무대가 엄청 가까이 보였다. 우리는 측면 펜스 쪽에 자리를 잡았다.
사람들이 다 들어왔는데도 구역을 꽉 채우지 않아서 엄청 널널하게 보았다! 아마 사고를 우려해서 일부러 그렇게 마련한 것이 아닐까 싶다.
8시가 되고...크러쉬 온 유 콘서트 시작!
<크러쉬 아워>를 첫 곡으로 크러쉬 등.장
<어떻게 지내> <Beautiful> 등등 여러 곡들을 부르는데..진짜 라이브가 라이브같지 않았다. 그냥 음원 듣는 느낌 ㅠㅠ 그리고 모든 노래의 무대를 정말 신경 많이 쓰고 크러쉬 감성으로 감각적으로 꾸몄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라고 캐롤도 불러줬는데 와우..고막이 부드럽게 녹는 줄..
공연에서 놀라웠던 부분은 경호원 분께서 계속 공연장을 살피면서 물을 들고 "물 필요하신 분" 이라고 묻는 것이었다! 요즘 공연장에서 다 그러는지는 모르겠는데...그런 섬세한 부분이 쫌 문화충격적으로 감동적이었달까? ㅎ ㅎ
이 날 게스트로는 로꼬와 그레이가 나왔다. 와, 이 사람들을 실물로 보네..싶었음...ㅋㅋㅋ 공연장 열기를 뽝! 올려 놓았다!
종국에 가서는 크러쉬의 팬들을 향한 진심이 담긴 영상을 보여줬는데, 이 가수가 얼마나 노래를 좋아하고 팬들에게 감사함을 받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눈물까지 보여서 쫌 감동적이었음^^ㅠ..
마지막까지 무대를 화려하게 끝내고 첫콘의 막을 내린 크러쉬 콘서트! 비록 날씨는 무쟈게 추웠지만 그걸 다 이겨낼 만큼 값어치 있는 공연이었고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1월 달에 또 공연을 한다는데 뭔가 궁금해지고 가보고 싶고 그렇넹~ 그 때에는 스탠딩은 말구..좌석으로 가야지..허리 아퍼 😖